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 26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A씨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기남부경찰 소속이었던 A씨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20~30대 여성 26명의 신체 부위를 휴대전화와 보조배터리 형태의 기기를 이용해 28회에 걸쳐 불법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외 17건의 영상물을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소개팅 앱 프로필에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A씨가 경찰이라는 생각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피해자 중 한 명이 지난 3월 A씨의 불법 촬영 사실을 알아채 검찰에 고소하면서 드러나게 되었다.
지난 4월 A씨는 경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불법 촬영물이 담긴 하드디스크 등을 전 여자친구에게 버리도록 요청한 혐의도 받는다.
A씨의 부탁으로 촬영물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버린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여성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김수정 판사)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반포)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청소년,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불법촬영은 사회적 피해가 커서 엄히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크고 피해자도 많다”고 말하며 “더욱이 피해자 얼굴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고 촬영물이 유출되면 사생활이 노출될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직 경찰관 신분을 이용해 여성의 신뢰를 얻어 대담하게 범행한 것으로 보이며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도 증거인멸 교사로 나아간 점을 보면 가벌성이 매우 크다. 피해자 중 일부는 아직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