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가 의심된다며 아내를 감금,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저지른 50대 남성 A씨가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1월 18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약 5시간 30분 동안 강원 평창군 주거지에서 아내인 B씨를 감금하고 가혹 행위를 하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A씨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말다툼을 벌이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공소장을 통해 밝혔다.
사건 당시 A씨는 B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으며 B씨가 얼굴을 가리자 다른 부위를 마구 때리기까지 했다.
심지어 B씨가 도망치려고 기어갈 때마다 잡아다 끌어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A씨는 도망가려고 기어 다니는 B씨에게 언제 누구와 외도했는지 물어보며 “인정하면 한 번 살려주겠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B씨가 “살려달라”며 119를 불러주거나 전화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는 “너는 병원이 아니라 영안실로 가야 돼”라며 가혹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A씨는 B씨에게 커피와 술을 쏟았으며 흉기로 협박까지 했다.
A씨는 해당 사건으로 내려진 법원 임시조치마저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법원은 A씨에게 즉시 집에서 퇴거하고 사건 발생 기준 약 두 달간 아내의 집과 병실, 직장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를 명령했으나 A씨는 그사이 아내 일터를 찾고 집 주변 주차장에서 차를 운전해갔다.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는 특수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어 보호관찰과 40시간의 가정폭력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에서 A씨는 B씨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게 한 것은 인정했으나 감금에 해당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커피나 술을 머리에 붓는 등 가혹 행위나 흉기로 협박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경찰조사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판시에 부합하는 취지로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말하며 “거짓으로 꾸며 진술할 동기를 찾아볼 수 없다. 사건 직후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피해자가 쓰러져 있던 바닥 매트에 커피색 액체가 다량 묻어있었다는 점을 볼 때 A씨의 범행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무겁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고 피고인에게 동종 전력의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