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거주하며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사기를 친 한국인 2명이 현지 경찰에 붙잡혀 송환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상습사기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20대 남성 B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한다는 글과 사진을 올린 뒤 물품 대금을 선입금 받는 수법을 이용해 1100여 명으로부터 3억 6천만 원 상당을 가로챘다.
A씨와 B씨는 평소 알고 지낸 사이였으며 2019년 4월 필리핀에 동시 출국해 현자 환전책과 국내 공범들을 포섭했다. 이후 4년간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물품 사기 범행을 벌였다.
이들이 판매한다는 물건은 자전거나 태블릿PC 등 생활용품이었으며 가격은 낮게는 1만 원, 많게는 300만 원 이었다.
심지어 이들은 필리핀 현지인과 결혼해 자녀를 두는 등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가족을 동원해 사기 피해금을 환전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전국 1000여 건에 달하는 동종 미제사건 기록을 살펴본 뒤 해당 피의자들이 A씨 일당임을 특정했다. 이후 필리핀 현지 경찰과 공조수사를 펼쳐 지난 3월~4월 현지에서 각각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물품 사기 피해금이 소액이어서 범인으로 특정되더라도 필리핀에 체류하고 한국에 돌아가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물품 사기는 단기간 내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만큼 사이버사기를 엄하게 다스려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