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전통에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일본의 뮤지컬 극단 ‘다카라즈카 가극단’이 소속 배우 사망 사건으로 논란이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소속 배우인 아리아 키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시작으로 논란이 일어났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아리아는 사망 전날 연극 ‘파가드’의 첫 무대에 올랐는데 리허설을 하는 과정에서 선배 배우들로부터 각종 폭언과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리아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정신적으로 괴롭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아리아가 사망한 뒤 유족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이 극단 내에서 겪어온 각종 문제들을 폭로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아리아는 연습 기간에 극단 선배 4명에게 둘러싸여 “너는 머리가 나빠” “아이디어가 없다” “실패하면 모두 네 탓” 등의 언어적 폭언에 시달렸다.
또 극단 선배는 아리아에게 “앞머리 정리법을 알려준다”는 이유로 고데기로 이마와 얼굴에 고데기를 갖다 대려 하며 괴롭히기까지 했다.
장시간 노동 문제도 지적됐는데 아리아는 공연 준비로 8월 중순부터 1개월 반 동안 하루 수면 시간이 3시간가량에 불과했으며 9월의 경우 업무 시간이 하루 약 16간에 달했다고 유족 측은 설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극단 측은 조사팀을 꾸려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이 한 달에 118시간 이상의 시간 외 노동에 시달리고 그 와중에 선배들의 압박까지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배들의 압박이 사회통념에 비춰 허용되는 범위는 넘지 않았으며 집단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행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며 “고데기로 위협한 사례의 경우에도 선배들이 고의로 한 정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족 측은 같은 날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극단 측의 조사 결과가 부당하다며 재검증을 요구했다.
유족 측은 “선배가 후배를 꾸짖는 극단의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비판하며 고데기의 위협 문제와 관련해서 “고의성이 없어도 중과실은 명백하다. 가해자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극단 소속 배우 히가시 고유키는 “선배들에게 무언가를 지적받으면 반론할 수 없었다. 반성문을 써 동기생 모두가 말할 수 있도록 외우고 밤새 사과하는 날도 있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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