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 힘든 시간을 보낸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8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인 A씨가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7일 끝내 숨졌다.
교사노조 측은 “유족 측의 언급에 따르면 A씨가 지난 3년간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오랜 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으며 이어 “최근 A씨가 서이초 사건을 접하고 과거 일이 떠올라 많이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19년 유성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시절 일부 학생들이 교사 지시를 무시하고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제지하고 훈육했다는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씨의 아동학대 혐의는 관계기관에서 1년간 조사한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관련된 학부모들은 A씨에게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 이러한 악성 민원은 3년간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유가족은 노조에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들과 생활반경이 겹쳐 일상에서 원하지 않게 마주치는 경우가 잦아 A씨가 더욱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대전에서도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 참담한 심정이다. 숨진 선생님의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표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대전시교육청도 사건과 관련해 악성 민원 등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A씨가 소속 중인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