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모르는 여성을 쫓아가 턱을 만지고 포옹을 시도한 남성 A씨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21년 9월 새벽경 A씨는 지나가던 여성 B씨를 갑자기 쫓아가 손으로 턱을 만지고 양팔로 껴안으려고 한 혐의가 있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A씨는 1심에서 지갑을 분실해 지나가던 B씨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따라갔다가 이후 대화 도중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에 1심 재판부는 턱을 만진 행위가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에 가깝지만 추행이라 보긴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가 B씨를 기습적으로 추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0일 울산지법 형사항소 1-1(부장판사 심현욱)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A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와 실랑이를 벌일 때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지갑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네가 좋아’라고 B씨에게 말한 점과 항의하는 B씨에게 지갑 이야기를 하며 시시비비를 가리기는커녕 오히려 껴안으려고 했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당시 추행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도 참작했다”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