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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카페서 폭발물 터져…‘우크라 침공 옹호’ 블로거 사망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의
한 카페에서 2일 발생한 폭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했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0·본명 막심 포민)가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테러의 용의자로 20대 여성을 체포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2일 오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한 카페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
타타르스키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폭발로 32명이 다쳤고 그중에
10명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튿날인 3일 20대 여성 다리야 트레포바를
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트레포바는 과거 반전 시위에서 체포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타르스키는 2일 도시의 중심부를 휘감아 흐르는
네바강 주변 카페에서 대중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행사 영상을 보면,
폭발이 일어나기 전 트레포바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담은 석고상을 선물받았다.
이 영상을 통해 트레포바의 신원을 파악한 러시아 수사당국은
그의 모친 등을 심문한 뒤 체포에 성공했다.

러시아 수사당국 관계자는 “타타르스키가 받은 이 석고상 안에
비누 크기 정도의 폭발 장치가 숨겨져 있었다”고 <타스> 통신에 설명했다.
이번 사고에 사용된 폭발물은 티엔티(TNT)이고
무게는 200g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타르스키는 2014년 여름 우크라이나 내전이 일어난 동부
돈바스 지역 중 한곳인 도네츠크주 출신이다.
그는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에서 태어났고 무장강도 혐의로
복역하다 친러시아 도네츠크에 세워진 자칭 국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에 의해 석방됐다.

이후 도네츠크 반군에서 활동했고,
최근엔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5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거느린 군사 블로거로 유명해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말 도네츠크주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주 합병을 선언했다.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합병 선언식 때 그도 초청됐다.
당시 소셜미디어에 “그거다. 우리는 모두를 패배시킬 것이고 모두를 죽일 것이고
필요하면 모두를 도둑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영상이 퍼지며 악명이 쌓였다.

타타르스키를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 트레포바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러시아 반전 세력이 자체적으로 벌인 일인지, 우크라이나 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는지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폭발에 대해 직접 언급을 피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트위터에
“병에 든 거미들이 서로를 먹어 치우고 있다”며
“국내 테러가 내부 정쟁의 수단이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고 적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타타르스키가 했던 일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것이라 에둘러 지적한 셈이다. 세르게이 네베로프 러시아 하원
부의장도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명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러시아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로 숨졌을 때는 사건 발생 사흘 뒤인
8월22일 러시아 보안 기관이 나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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