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20년간 함께 산 아내를 살해한 40대 남편 A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6월 오전 A씨는 울산시 울주군의 한 도로가에서 아내인 B씨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A씨는 집안일 때문에 B씨를 차에 태워 이동하던 중 B씨가 생활 태도 등에 잔소리를 하자 차를 세운 뒤 길가에 내려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 개월간 실직 상태였던 A씨는 B씨로부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타박을 들어 평소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 범행 후 A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부부 대화를 보면 서로 불만이 있지만 아내는 남편이 속마음을 진솔하게 터놓고 원만한 부부생활을 이어가길 원했던 것 같다” “그런데 피고인은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20년간 함께 산 아내를 숨지게 했다”며 지적했다.
이어 “배우자를 살해하는 범죄는 법이 수호하고자 하는 최고 가치인 생명을 박탈함과 동시에 가족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중대한 범죄”라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범행 후 자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