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10대 딸이 또래 남자아이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친부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파키스탄 매체인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코이스탄 지역 경찰이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친부 A씨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친부 A씨는 지난 24일 자택에서 16~17세 딸에게 여러 번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신의 딸이 또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들과 춤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마을 장로들로 구성된 원로회가 두 소녀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아 딸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SNS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A씨의 딸 외에 영상에 등장하는 친구를 보호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어 살인을 지시한 원로회 관계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쫓고 있다.
파키스탄 인권단체인 ‘파키스탄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약 1천 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에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마을 원로회의 결정 등에 따라 집안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아버지나 오빠 등 집안 구성원이 해당 구성원을 살해하도록 하는 ‘명예살인’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악습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 ‘징역 2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